초등학교 입학 시즌이 되면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나도 그때를 회상하면 마음이 참 심란했던 기억이 있다. 유치원에 다닐 때에는 아이를 종일로 맡겨두고 태권도 학원 하나만 보내면 퇴근시간에 맞춰서 아이를 받을 수 있는데 초등학교는 야박하게도 점심만 먹이고 아이들을 하교 시켜버리니 사실 이 시기는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의 커리어에 최대의 고비가 아닌가 싶다. 그 시기를 거창하게 한차례 겪은 나는 후배 엄마들이 직장을 포기하는 선택을 절대 하지 않길 바란다. 인사담당자로서 조언을 하자면 나라에서 정해놓은 육아 제도만 잘 활용해도 엄마들의 커리어를 지킬 수 있다. 내 상황에 맞는 육아 제도를 적극 활용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적극적으로 육아 제도를 활용하자.
육아휴직 활용하기
육아휴직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근로자가 최대 1년간 쓸 수 있는 휴직 제도이다. 임신, 출산 시기에 직장 생활을 하지 않았거나 하였어도 출산전후휴가만 쓰고 복직했던 엄마들이라면 해당 자녀 앞으로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이 최대 1년 남아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대체자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수락이 쉽지는 않을 수는 있다. 그럴 때엔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 기간만큼 대체 가능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도 고려해 보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활용하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또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으면 1주 15시간 이상 35시간 이하까지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청구할 수 있다. 기존에 주 5일을 8시간 풀 근무를 하였다면 하루 최대 5시간부터 1시간까지 단축이 가능하다. 2-3시간 정도를 단축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가장 프라임 타임에 출근해서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업무 공백도 없고 단축된 시간만큼 인건비도 줄일 수 있어 쉽게 수락해 줄 가능성이 크다.
(단축시 회사에서 받게 될 임금 예시)
기존 9시-18시(8시간, 주5회) 근무, 2024년 최저월급으로 가정
단축 전 : 월 소정 근로시간 209시간, 월급 9,860원x209시간 = 2,060,740원
단축 (2시간) : 월 소정 근로시간 156.5시간, 월급 9,860원x156.5시간 = 1,543,090원
단축 (4시간) : 월 소정 근로시간 104.3시간, 월급 9,860원x104.3시간 = 1,028,400원
오늘 인사담당자로서 참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직원인데 부서장의 권유로 육아휴직 1년을 쓰겠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그나마 마련된 육아 제도도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라 안타까울 때가 많은데 이렇게 부서장이 나서줘서 1년을 써보라고 했다는 게 해당 직원의 마음은 얼마나 고맙고 안심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부터는 조금 더 개선된 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들이 주변 눈치 보지 않고 다양한 제도를 누리며 직장 생활을 동반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