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할 때가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기쁨보다는 워킹맘은 여러모로 불안한 마음이 크다. 특히 배정받는 초등학교가 과밀이라면 ‘돌봄교실에 떨어지면 어쩌나?’부터 하교 후 아이의 스케쥴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불안한 상태에서 동네 커뮤니티 카페에 올라온 작은 학교에 대한 홍보물을 접하게 된다. 그걸 보면 왜인지 작은 학교에 가면 모든 게 다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전 학년 종일 돌봄이 가능하고 거기다가 1인 1악기부터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니 워킹맘을 떠나 전업 맘에게도 작은 학교는 솔깃한 대안이 된다.
첫째가 초등 입학 무렵 코로나가 한창 기승이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당장 내일부터 학교가 폐쇄되기도 했던 시절, 그때 나는 내 직장도 지켜내고 싶었기에 코앞 초등학교를 두고 차로 15분 거리의 작은 학교로 아이를 보내게 되었다.
그 당시 내 주변에는 그런 케이스가 없었기에 인터넷상에 많은 질문을 했고 검색도 많이 했다. 그때 제일 많이 거론되었던 작은 학교의 단점은 “친구 문제”였다. 내 눈에 뭐가 쓰였던 건지 “친구 문제”라는 건 크게 와닿지 않았고 아이와 합의하에(?) 입학을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내 결정은 딱 한 달 만에 집 앞 과밀 초등학교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이 났다.
혹여 나와 같은 워킹맘으로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동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작은 학교 정보에 기웃거리고 있는 엄마가 있다면... 나는 아래 3가지 이유로 작은 학교 입학을 강력하게 반대하고싶다.
◎ 아이에게도 결정권을 주어야 한다. (선택권이 없는 활동들)
작은 학교에 보내는 이유 중에 하나인 다양한 활동들이 아이의 발목을 잡았다. 아이는 아침 시간마다 하는 악기 연주를 싫어했다. 하기 싫은데도 해야 하는 활동들이 아이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아이가 싫으면 제아무리 좋은 활동들이라도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 다른 엄마들이 나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낼 거란 건 착각이다.
내가 보냈던 학교는 1학년이 6명이었다. 나는 순진하게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보낸 엄마들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내 아이가 부족해서 작은 학교에서 케어를 받고자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의 정도는 꽤 심각하기도 해서 선생님이 그친구만 돌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 아이는 많은 아이들 속에서 자라야 한다. (친구 관계)
5명의 친구 중에 그나마 잘 맞는 친구가 둘 있었는데 그 둘이 간간이 내 아이를 괴롭혔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엄마인 내가 해줄 말이 없었다. 마음은 "그 친구 말고 다른 친구랑 놀아!"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친구가 될 만한 아이는 그 아이 둘뿐이었다.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아이를 다독이며 잘 지내보라고 말해야 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결국엔 보내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거론했던 "친구 문제"가 제일 큰 문제로 대두되었고 아이가 "엄마! 나도 집 앞에 있는 학교 가고 싶어.."라는 말에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다. 한 달간 작은 학교를 경험하면서 아이는 많은 아이들 속에서 자기와 맞는 친구를 찾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배 엄마이자 워킹맘으로서 작은 학교는 순전히 엄마의 욕심으로 보내어 지는 것 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아이와 합의를 거쳤지만.. 고작 8살 아이가 뭘 알았겠나 싶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적응을 잘한다. 아이에게도 선택권을 주자. 친구를 선택할 권리, 방과 후 학교 활동을 선택할 권리.. 내 글이 작은 학교를 고민하는 워킹맘의 마음을 돌리는 글이 되길 바라본다.